1년여만에 다시 이사를 했다.

한 곳에서 10년 가까이 살다 작년에 조금 넓은 평수로 전세 둥지를 튼지 1년만에
다시 같은 아파트의 고층으로 드디어 '정착'하였다.
딱 살 집을, 대출없이,
부동산 전망도 전혀 알아보지 않고(오히려 사람들이 말리는;;;)
순수하게 나의 노동력을 이용하여 
생애 첫 집을 구매한, 
참으로 정직한 부동산 거래라 자평한다. 

확장에 대한 고민이 있었지만 옮기고 보니, 
같은 평수에서 확장이라는 것은 참으로 매력적인 옵션이다. 
겨울이 지나면 또 후회할지는 모르겠지만 현재로서는 아주 만족스럽다.

훨씬 넓어진 거실과 방, 정말 성의없이(?) 고른 것에 비해 깔끔하게 나온 벽지, 
늘 꿈꿔왔던 서재와 큼지막한 책상들을 보니 
6월말부터 가장 머리속을 가장 많이 차지하던 큰 숙제 하나를 끝낸 상태처럼
마음상태가 아주 많이평화로와졌다.

그저 좋다며 입금하기 직전의 나를 말리며, 거실 마감이 이상하다는 아버지 덕택에
내일 마감을 조금 정리하고 
욕실 샤워기 찬물 수압이 조금 낮은 것만 문의하는 것 외에는
미분양 상태로 3년 동안 묵혀두었던 집 치고는 상태가 상당히 양호하다.
지난번 아파트는 같은 아파트였지만 자잘한 하자가 많아 
난 역시 뽑기에 재능이 없다는 좌절을 했을 때 보다는 훨~씬 낫다.

엘리베이터를 타지 않아도 된다는 유일한 장점 외에는 없던 2층을 벗어나 
고층으로 올라서니 탁 트인 전망 만큼이나 마음까지 여유로워진다.

인제 부서만 갑자기 수원이든 어디든 간다 소리만 없다면
당분간-꽤나 오랫동안-나의 가장 쉼터가 되어줄 보금자리에서
설레는 첫밤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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