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큰 변화였을지 모르는 교육정책의 변화에도 나는 무심하기만 했다.
성실히 열공하는 스타일이 아니었던 나는
수능이 나한테는 맞다는 자기최면 상태로 대책없는 긍정적인 생각을 가졌던 기억이다.
"책을 많이 보는 사람이 유리하데" 라면서 만화책을 당당히 쌓아두고 보기도 했다.
많지 않은 시간에 봐야하는 수많은 만화책들 때문에
습관적으로 책을 볼때 엄청 빨리 보는 스타일이 되었고
실제로 수능 언어영역의 방대한 지문을 빨리 읽는데 도움이 된것도 같다.
주1) 그 당시 왠만한 순정만화 작가의 성향과 그림풍은 좔좔 꿰고 있었다.
지금봐도 강경옥의 작품은 만화를 뛰어넘는 퀄리티와 정서를 가지고 있다.
음악과 함께 그렇게 쌓아둔 고교시절의 정서를 나는 참 사랑한다.
첫 시험 제도 변경과 함께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수행된 두번의 수능시험 세대이기도 하다.
200점 만점
두번중 높은 시험 점수 반영
두 시험간 난이도 조절 실패
8월에 치뤄진 시험은 기존의 모의고사보다 엄청 쉬웠었다.
시험을 치고 나오면서 "이거 만점이면 어떡하지?"라고 착각했을 정도였다.
그때 반에는 8월 시험에 공부를 덜했다고 안치고 겨울에 2차 시험을 준비하던 아이가 있었는데
이 난이도 실패의 피해자로 재수를 했다.
두번의 수능 덕분에, 1차 시험을 8월에 끝내고
모의고사보다 높은 점수 (사실 평균이 다 높은데) + 정말 지친 고3의 눈빛으로 허락을 얻어내
고삐리들의 1박 2일 MT를 성취한 것이다.
시험보다 이 대전 엑스포의 기억이 더 생생하고 소중하다.
이 수능이라는 건
아직도 지긋한 중년 모임만 하면
"나 수능 1세대자나" 라면서 "당신 학력고사 아니야?"
꼰대간 세대를 긋는 그 시대의 Identity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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