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거라고 사놓기만 하고 쌓아둔 책이 좀 되다보니
출장을 위해 챙길 책을 고르기 꽤나 시간이 걸렸다.
오랫만에 집중해서 읽을 책이니 소설로 최종 낙찰,
- 노트북에 넣어서 가기에는 약간 두꺼운 감이 없지 않았지만 -
피아노 교사를 집어들었다.
번역 소설, 특히 근대 소설을 배경으로 한 특유의 문체 때문에
책 속으로 빠져들기는 약간의 노력이 필요했다.
클레어와 트루니의 다른 시간적 배경의 이야기가 교차편집되는 형식 역시
이야기와 주인공에 대한 몰입을 약간 힘들게 했다.
그렇게나 빽빽하게 꽂힌 화려한 빌딩숲의 홍콩이
2차 세계대전의 참혹한 아픔이 있었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 알았다.
그 소용돌이속에서 열정을 다해 사랑한 여자 트루디,
그녀를 사랑했으나 그 사랑을 지키지 못한 남자 윌,
전쟁 이후 죄책감으로 껍질밖에 남지 않은 윌과
그 윌 덕분에 숨겨진 열정을 깨워낸 여자 클레어의 사랑 이야기이다.
전쟁의 세밀한 묘사와 등장인물 캐릭터의 100% 이해도를 끌어내는 문체는
작가의 굉장한 필력이라 할수 있다.
(영화 한편이 나오기에 별다른 각색이 필요없는 상세한 묘사라 장담한다)
미국에서 교육 받고 자란 제니스 리가 5년간 집필했다는 이 책을 위해
그녀가 얼마나 많은 노력을 했는지 느껴졌다.
인도에 도착후 공항에서 호텔까지 가는 한참 동안의 시간까지도
이 책의 여운이랄까,
왠지 모르게 느껴지는 트루디의 씁쓸한 감정이 진한 커피 잔향처럼 머물렀더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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