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만에 서울 나들이는 최종 그날들로 결정되었다.
미술관 vs 뮤지컬 -> 뮤지컬
킹아더 vs 그날들 -> 그날들

킹아더의 고훈정 캐스팅 편이었다면 그쪽을 선택했겠지만
전체적인 평이 그날들 쪽이 압도적이라는 말에 최종 당첨

오랫만의 나들이를 대견해 해주는 듯 미세먼지도 따뜻한 바람도 좋은 일요일 오후였다.

하지만 예약은 했으나 내용을 전혀 알지 못하는 상태에서
김광석 노래로 이루어진 뮤지컬이라고 상상을 하게 되었을때의 스토리와는
거리가 상당히 멀어서 처음에는 약간 당황했다.

아쉬운 점을 먼저 말하자면,

"잊어야 한다면 잊혀지면 좋겠어"라는 가사와 어울리는
화염병이 많이 나오는 시절의 절절한 러브스토리를 상상했으나
대통령 경호원 동기 둘과 비밀을 아는 통역관 사이의 스토리로
전체적으로는
김광석 노래를 짜맞춘 이질감을 상당히 느끼게 했다는 점
같은 종류의 맘마미아가 영화와 ABBA의 노래가 완별한 일체감을 준것과는 사뭇 달라 이 부분은 마이너스

또 하나 편곡과 노래 퀄리티,
뮤지컬이기 때문에 편곡을 할수 밖에 없었겠지만
가사와 어울리지 않는 장엄한 편곡은
김광석 노래의 감성을 좋아하는 나같은 사람에게는 또 하나의 불편한 요소이기도 했다.

그리고 두번 정도 거슬렸던 음이탈은 뭐 인간이니 그럴수 있다는 것으로 넘어가더라도
전체적으로 뮤지컬이 주는 짜릿한 소름끼치는 넘버가 없었다는게 너무너무 아쉬움
겟세마네 정도까지는 아니더라고 눈물이 찔끔나는 한곡 정도는 있었어야하지 않나싶다.

그에 반해 좋았던 점은 ,
가볍게 볼수 있는 대중성을 갖춘 스토리라 누구나 즐길수 있는 뮤지컬이라는 점
그래서 아마 꾸준히 좋은 흥행을 이어가고 있을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인피니트 멤버의 노래 실력은 꽤나 훌륭했다. (목소리가 좋았던것 같기도)

뮤지컬과 무관하게
이렇게 일요일 오후를 소파와 붙어서 널부러져 있지 않고
봄이 오기 전의 그 "상쾌하지만 약간은 차가운 바람"으로 머리속을 갱신할 수 있어 그 자체가 너무나 좋았던 하루

자주까지는 아니더라도, 잊지 않을 정도의 주기로 바람을 쐬어야겠어.

일요일날 뭐하는지도 묻지 않고 믿도 끝도 없이
미술관과 뮤지컬 중에 고르라고 물어준 A님께 깊은 감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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