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거라고 사놓기만 하고 쌓아둔 책이 좀 되다보니

출장을 위해 챙길 책을 고르기 꽤나 시간이 걸렸다. 

오랫만에 집중해서 읽을 책이니 소설로 최종 낙찰,

 - 노트북에 넣어서 가기에는 약간 두꺼운 감이 없지 않았지만 - 

피아노 교사를 집어들었다.


번역 소설, 특히 근대 소설을 배경으로 한 특유의 문체 때문에

책 속으로 빠져들기는 약간의 노력이 필요했다.

클레어와 트루니의 다른 시간적 배경의 이야기가 교차편집되는 형식 역시 

이야기와 주인공에 대한 몰입을 약간 힘들게 했다.


그렇게나 빽빽하게 꽂힌 화려한 빌딩숲의 홍콩이 

2차 세계대전의 참혹한 아픔이 있었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 알았다.

그 소용돌이속에서 열정을 다해 사랑한 여자 트루디,

그녀를 사랑했으나 그 사랑을 지키지 못한 남자 윌,

 전쟁 이후 죄책감으로 껍질밖에 남지 않은 윌과 

그 윌 덕분에 숨겨진 열정을 깨워낸 여자 클레어의 사랑 이야기이다.


전쟁의 세밀한 묘사와 등장인물 캐릭터의 100% 이해도를 끌어내는 문체는

작가의 굉장한 필력이라 할수 있다. 

(영화 한편이 나오기에 별다른 각색이 필요없는 상세한 묘사라 장담한다)

미국에서 교육 받고 자란 제니스 리가 5년간 집필했다는 이 책을 위해 

그녀가 얼마나 많은 노력을 했는지 느껴졌다. 


인도에 도착후 공항에서 호텔까지 가는 한참 동안의 시간까지도

이 책의 여운이랄까, 

왠지 모르게 느껴지는 트루디의 씁쓸한 감정이 진한 커피 잔향처럼 머물렀더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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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을 처음 사고난 후,

이렇게 이쁘게 꾸민 집에 

자주자주 일찍 와서 책도 읽고, 영화도 보겠다는 야무진 다짐은

1년동안 거의 지켜지지 못했다.


야근을 하거나, 야근을 하지 않는 날은 술자리를 전전하며

12시 전후해서야 歸家라는 걸 해서

쓰러지 듯 소파에서 시체처럼 나둥그래 지기 일쑤...


참 많이 웃어서 좋았던 1박 2일 GWP행사를 계획대로 6시에 파하고

축구와 농구에 녹초가 된 후배들 때문에 원래 계획했던 대구 나들이는 취소,

지난 주말 스킵했던 때목욕을 마치고 

집으로 안착한 시간이 무려 9시 10분...

TV를 켜고 맥주 한캔, 캬....

이것이 생활속의 작은 행복이구나.


내친김에 오늘은 11시 이전 취침을 시도해보련다! 으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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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 저녁 환송회식에 참석한 파트장들은
전배 가시는 줄로 알고 간단히 인사하고 가려고 온 분들도 많았다.

정년 퇴직을 몇년 앞두고 있고, 가족들이 있는 수도권으로 전배가 결정되어 
오히려 잘된 줄 알았던 많은 사람들은
가장 오래된 고참 선배의 퇴사 소식에 심란함을 숨기기 힘들었다.

전에 없이 많은 술잔들이 오고 가고,
후배들이 마련한 기념품과 선물을 드리고 한마디 말씀하시는 자리에서는 
끝내 눈물을 보이시고 말았다. (부장님은 내가 울어서 따라 우셨다고 하는데;;;)

25년간의 시간들...
우리 회사 특성상, 개인보다는 회사를 위해 몰두하셨을 시간들뿐일테고
한 회사에서 청춘과 열정을 바치다, 그곳을 떠나 새로운 환경을 접한다는 것,
그 쉽지 않을 결정과 그 과정들을 생각하니 마음이 참 착찹했다. 

일단은 가족들과의 시간을 많이 보내시겠다 하시고
지금까지의 습관과 마인드를 비우고, 새로운 것들로 채워보겠다 하셨다.

나를 포함한 - 앞으로 10년도 더 남지 않았을 - 수석들은
본인들에게도 앞으로 닥칠지 모르는 멀지 않은 미래를 생각하며
술잔을 기울이고 서로를 보듬었다. 

또 하나의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는 부장님의 건승을 진심으로 바란다. 

---------

벌써 14년이라는 시간을 보낸 나는  
생각없이 닥치는 대로 일하며, 1년 1년을 더해가고 있다. 

무조건 회사일은 줄이고 개인생활을 하자가 아니라
무엇을 생각하며, 무엇에 가치를 두고
10년 후에는 내가 무엇을 하고 싶은가를 생각하며
그것을 위해 지금 무엇을 해야하는가를 정의하고, 행동하며 살아야겠다. 

I will prepare, and some day my chance will come.
 
-에이브러햄 링컨(미국 제16대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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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to의 노래 중 내가 가장 좋아하는 곡이자

내 인생에서 2번의 인연을 만들어 줄 뻔했던 Toto의 곡이다.  :)
(*) 한번씩, 그때 그랬으면 지금은 ??  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2002, 2008년의 아쉬움...
Toto로서의 마지막 공연이라 했었지만
어쩌면 운이 좋다면 한번은 더 내한공연이 있지 않을까? 
그때는 꼭....! 

 As soon as my heart stops breakin' anticipatin' 
as soon as forever is through, 
 
I'll be over 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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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한번쯤은 나가수에 대해 포스트를 하지 않을까 했었는데,
참으로 적절한 때가 아닌가 싶다. 

나가수를 첫 회부터 지금까지
 - 감탄이 실망으로 이어짐에도 불구하고 - 
한편도 빠짐없이 보아온 시청자로서 
휴식기를 갖기로 한 최근의 결정사항을 반기며
지금까지의 무대들 중 최고의 무대를 기억해본다.

원년 멤버들, 자우림, 임재범...

정말 오랫만에 가수와 대중 모두를 노래 하나하나에 집중하게 만들고
그들의 시도와 도전에 기뻐하고 응원했던 때를 기억하며
다시 돌아올 나가수를 기대하고 있다. 

이 프로에 있어, 
캐스팅이 얼마나 가장 중요한 것인지를
김영희 PD는 이미 알고 있을 것이고
실망 시키지 않을것이라 믿는다. 

♪ 김건모 - You are my lady

20년차 가수 김건모
얻을것 보다 잃을 것이 훨씬 많았을 프로에서 
수많은 조롱과 비난을 받아내며 고개숙여 사과하기까지...
떨린 손과 목소리에서 느껴진 그의 진심과 마음 고생이 안타까웠지만 
그랬기에 더 없이 기억에 남는 무대
내게는 원곡보다 훨씬 좋은 버전이다.
아직도 들을때 마다 찡하다.  

♪ 박정현 - 이젠 그랬으면 좋겠네

 박정현이라는 가수를 나에게 완전히 다르게 각인 시켜준 무대
발음이 어색하고, 너무 기교가 과한 가수는 취향이 아닌 탓에
한번도 좋다고, 아니 오히려 싫은 쪽에 가까운 가수였던 박정현은
나가수를 기점으로 전혀 반대가 되어 버렸다.
특히 이 무대에서 보여준 그녀만의 매력은 
 지금까지의 조용필 특집을 모두 뛰어넘을 만큼의 집중력과 감성을 보여주었다.
이후의 모든 무대들은 나를 박정현 예찬론자로 만들며
한번 바뀌게된 나의 취향은 그녀의 콘서트까지 이끌었다.

 자우림 - 가시나무

 원래부터 자우림을 좋아했던 나는 
나가수 출연을 사실 걱정했다.
도도하고 자신감 넘치는 그녀의 모습을
청중평가단이 싫어하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느낌때문에...
그 걱정이 현실로 이어지며 불명예 탈락을 걱정시키던 주가 이어지다
기적적으로 그녀의 변신을 청중평가단이 인정하기 시작하였다.
가시나무는 그 분위기에서 정점을 찍으며 최고의 곡을 만들어내었다.
김윤아가 노래가 자신을 너무 흔들어댄다고 표현할 만큼
노래 자체에 깊이 몰입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원곡과 자우림의 색깔을 가장 잘 섞으면서
노래가 가진 아픔을 강렬한 락발라드로 만든 최고의 편곡, 최고의 무대였다.

 
♪ 자우림 - 내 마음에 주단을 깔고

 나가수에 실험을 담당한 자우림의 실험정신이 극에 달한 무대
이 곳을 어떻게 이렇게 편곡할 수 있을까 할만큼
자우림은 역시 최고라는 말밖에 나오지 않았던...
멤버중 산울림 매니아가 있다는 말이 부끄럽지 않게
김창완에게도 참으로 기특했던 편곡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자우림 화이팅! 
DVD나오면 꼭 살것이다.

  
♪ 임재범 - 여러분

 별다른 편곡 없이 
순수하게 임재범 그 자체의 힘을 보여준 그다운 무대였다. 
노래로 치유의 힘을 느낄수 있을 만큼 몰입했었다. 
가창력을 떠나, 편곡을 떠나,
그의 목소리 하나로 눈물을 쏙 뺐었다.

 
♪ 조규찬 - 이별이란 없는거야

조규찬의 출연을 누구보다 반겼던 나였지만 
광탈의 아픔도 너무나 컸던...
명예졸업까지는 바라지 않았더라도
2,3라운드까지는 꼭 모습을 보여주기를 간절히 바랬는데
더군다가 안하던 듀엣 특집에 호주 특집까지 겹치는 불운으로
나의 소망은 헛되고 말았다.

하지만 호주에서 보여준 이 무대 만큼은
모든 아쉬움을 조금이나마 달래줄 수 있었다. 
내가 너무나 좋아하는 러브어페어의 인트로와 조규찬의 목소리, 엔딩까지
모든 것이 너무나 완벽하고 좋았던 무대였다. 
시즌 2에 재도전의 기회가 주어졌으면 하는 
개인적인 욕심이 있다네.

 
♪ 박완규 - 사랑했어요

 언제부턴가 집중도가 뚝 떨어진 나가수 무대,
그 와중에 고개를 내밀고 듣게 만들었던 박완규의 무대
임재범 이후에 이렇게 목소리 하나만으로 다른 아무 양념없이
집중할 수 있게 하는 힘은박완규가 가진 최고의 무기이다. 
시즌 2 출연은 모르겠으나, 도전적인 모습을 더해서 
그의 모습은 좀더 봤으면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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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스 흉내는 아무나 내는 게 아니다.
 HW가 뒷받쳐 주는 상태에서, 부단한 연습을 통한 자연스러움이 관건이다.

어설프게 준비한 PT로 진땀을 빼면서
겨우겨우  할말을 마쳤다.

한번씩 후배들을 모아놓고
사실 별것도 아닌 얘기를
설득력 있게 보이기 위해 용을 쓰곤한다.

후배들에게 한번씩 반복되는 일상들속에 의미를 찾아보도록 하기 위한 것도 있지만
실은 내 자신을 추스리기 위한 것이
또 하나의 목적이다.

2012년을 시작하고 벌써 한달이 훌쩍

새해라고 생기는 Yearly 약발이 지금쯤, 아니면 벌써 떨어져버린 요즘
쌓여만가는 해야하는 잡스러운 것 과 하고 싶은 것, 
이전보다 떨어진 체력,
다 구찮고 쉬고싶은 마음까지
다 뒤범벅이 되어
지쳐가는 나를 위해서
오늘의 어설픈 PT를 하며 주문을 같이 걸어보았다.

내가 약속했던 
조금더 나아지고 행복해진 내일을 위해
2012년 내 키워드는 이런 마음을 잊지 않는 
 "순수한 열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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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노래를 잘하든 
연주를 잘하든
따라넘을수 없는 벽이 있는것이다.
이 노래가 그렇다.

이 노래는 머큐리만의 노래이다.

본인의 가창력만을 믿고 막 시도 하지 않았음 좋겠다.
연우신에게 점점 비호감 가져서 어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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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모, 네멋대로 해라, 발리에서 생긴 일
그 이후
내 인생의 드라마에 하나가 더 추가되었다.  

 너무나 당연하게 쓰고 있던 우리글이라는 것이
왜 그렇게 당연하게, 한번도 고민해보지 않고 쓰고 있었을까
나같이 배은망덕하고 무지한 백성을
미안하고, 죄송한 마음이 들게 만들어준 뜻깊은 드라마이다.

1443년 창제, 1446년 반포
이렇게만 외웠던 국사시간이 참으로 부끄럽기만 했다.

양반 기득권의 상징, 한자 뿐이었을 시대에
훨씬 힘든 과정을 거쳤을 창제 과정과 설득과정을 짐작해본다면
긴장감을 불어 넣었던 드라마의 에피소드들이 전혀 과장되지 않게 다가온다.

이러한 역사적이고 교훈적인 의미와 더불어
대본, 연출, 연기의 3박자가 고루 갖추어진 보석같은 드라마이기도 했기에 
더욱 더 빛을 더할수 있었다.

한석규의 안정된 연기력은 
완성도 높은 세종의 대사들을 더 설득력있게 들려주어
세종의 리더쉽에 감동을 더해주었다.

역사를 지나간 이야기로만 아는 것이 아니라
지금을 되돌아보고 그 역사를 통해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가는 것이
역사를 바라보는 바른 태도일 것이다.

세종의 리더쉽과 진정성있는 마음을 본받아서,
2012년 지금의 국민들을 감동시켜줄 누군가가 참으로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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