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 산행인 만큼 다음날의 산행 준비와 맥주 한캔 외에는 어떤 Activity도 없이 빠른 취침모드로
든든한 아침식사 후 힘차게 출발하는 우리를 응원해준 것은 더 좋을 수 없는 파란 하늘
출발복장은 완벽하다캬.. 중산리 초입의 하늘의 완벽그 자체출발까지는 해맑은 표정와치로 운동 첨 해보는 후배 셋업해주고극청정함을 보이는 지리산 계곡은 한동안 이어진다드디어 오늘의 목표 절반정도까지 아직까지는 좀 덥긴 하지만 그래도 씩씩하다만하지만 곧 드러눕기 시작하면서 저질체력을 드러내는 조고지를 앞두고 마지막 힘을 내기 위해 소주를 한잔하고 가자는 식이의 말에 알콜 한모금으로 기운을...드디어 도착한 장터목!장터목 산장의 뷰는 반할만큼 좋았다다소 지친 표정이지만 일단 인증부터하고
지금부터 먹는 모든 음식은 정말 천상의 맛이다.
경험하지 못한 사람은 절대 알수 없는...
안가지고 왔음 섭할뻔했던 달콤한 믹스 커피정성을 다해 요리를 시작하는 새다리 막내들, 이 순간을 위해 고기를 짊어지고 온 권이눈물날만큼 맛있던 삽겹살, 내가 여기서 고기를 먹을줄은....신의 한수였던 햇반대신 볶음밥 (역시 베컴)후식은 역시 라면상상하지 못했던 화려한 지리산 식탁은 다른 이들에게는 아주 일상적인듯 했다
남녀 분리된 산장 구조상 할수 있는게 없어 일찍 잠자리에 들수 밖에 없었는데
난생 처음 경험해보는 내무반같은 느낌의 산장은 당황스러움을 주었지만
5.7KM 산행을 해온 몸은 따뜻한 산장 공기에 금방 녹아들었다.
새벽 3시반 여기저기 울리는 알람에 정신없이 기상하고 물티슈로 얼굴을 닦고 모자쓰고 밖으로
"이때부터 내가 왜 이 고생을" 이라는 생각이 잠시 들기 시작...
이 깜깜함속 여긴 어디,나는 누구;;;; 상태에서 쥐어주는 후레쉬를 잡고 일단 천왕봉을 향해 출발
새벽산행은 생각보다 참 힘들었는데
그 전날의 욱신거리는 다리에 새벽에 난생 처음 하는 운동에 몸이 따라주질 못하는 느낌
결국 해가 뜨는 시간에 도착하지 못하긴했는데,
어차피 구름낀 날씨라 예정대로 갔더라도 해뜨는건 보질 못한 일요일
새벽의 산은 참으로 오묘한 기운을 보여준다.캬. 멋진 장관에 고통도 잠시 잊고...이제 다왔다. 으쌰...감격의 천왕봉 인증샷, 새다리 장하다!!!장하다 샐리!하지만, 내려오는 길은 그리 순탄치 않았는데... 진눈깨비에 비까지 내리다니...마지막엔 거의 악으로 깡으로 버텼다. 내가 다시 오나봐라...;;;이제는 나이를 거부할수 없는...끝이 날것 같지 않던 하산길은 겨우 끝이 나는데.. 마지막은 또 역시 가방과 함꼐 인증샷을
마지막 마무리는 역시 막걸리와 파전
비를 뚫고 힘들게 내려온 덕분인지 이 또한 꿀맛이었다. (지금도 생각나는...)
작년 대둔산 이후 정확히 1년만의 산행 '지리산'은 복잡한 머릿속을 다 잊어버릴만큼 몸을 혹사시킬수 있어 좋았고
오랫만에 서울 나들이는 최종 그날들로 결정되었다. 미술관 vs 뮤지컬 -> 뮤지컬 킹아더 vs 그날들 -> 그날들
킹아더의 고훈정 캐스팅 편이었다면 그쪽을 선택했겠지만 전체적인 평이 그날들 쪽이 압도적이라는 말에 최종 당첨
오랫만의 나들이를 대견해 해주는 듯 미세먼지도 따뜻한 바람도 좋은 일요일 오후였다.
하지만 예약은 했으나 내용을 전혀 알지 못하는 상태에서 김광석 노래로 이루어진 뮤지컬이라고 상상을 하게 되었을때의 스토리와는 거리가 상당히 멀어서 처음에는 약간 당황했다.
아쉬운 점을 먼저 말하자면,
"잊어야 한다면 잊혀지면 좋겠어"라는 가사와 어울리는 화염병이 많이 나오는 시절의 절절한 러브스토리를 상상했으나 대통령 경호원 동기 둘과 비밀을 아는 통역관 사이의 스토리로 전체적으로는 김광석 노래를 짜맞춘 이질감을 상당히 느끼게 했다는 점 같은 종류의 맘마미아가 영화와 ABBA의 노래가 완별한 일체감을 준것과는 사뭇 달라 이 부분은 마이너스
또 하나 편곡과 노래 퀄리티, 뮤지컬이기 때문에 편곡을 할수 밖에 없었겠지만 가사와 어울리지 않는 장엄한 편곡은 김광석 노래의 감성을 좋아하는 나같은 사람에게는 또 하나의 불편한 요소이기도 했다.
그리고 두번 정도 거슬렸던 음이탈은 뭐 인간이니 그럴수 있다는 것으로 넘어가더라도 전체적으로 뮤지컬이 주는 짜릿한 소름끼치는 넘버가 없었다는게 너무너무 아쉬움 겟세마네 정도까지는 아니더라고 눈물이 찔끔나는 한곡 정도는 있었어야하지 않나싶다.
그에 반해 좋았던 점은 , 가볍게 볼수 있는 대중성을 갖춘 스토리라 누구나 즐길수 있는 뮤지컬이라는 점 그래서 아마 꾸준히 좋은 흥행을 이어가고 있을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인피니트 멤버의 노래 실력은 꽤나 훌륭했다. (목소리가 좋았던것 같기도)
뮤지컬과 무관하게 이렇게 일요일 오후를 소파와 붙어서 널부러져 있지 않고 봄이 오기 전의 그 "상쾌하지만 약간은 차가운 바람"으로 머리속을 갱신할 수 있어 그 자체가 너무나 좋았던 하루
자주까지는 아니더라도, 잊지 않을 정도의 주기로 바람을 쐬어야겠어.
일요일날 뭐하는지도 묻지 않고 믿도 끝도 없이 미술관과 뮤지컬 중에 고르라고 물어준 A님께 깊은 감사를...
어쩌면 내가 회사 생활을 이리도 오래 해올수 있는 원동력 중 하나였던 것이 내가 내 페이스를 조정하는 것있었던 것이었을 텐데 어찌된것인지 요즘은 갈수록 그 페이스가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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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을 떠나는 후배들을 간간히 마주칠 때 특히 개발이라는 자부심을 가지고 일하던 사람들이 test 부서 등으로 이동을 하는 이유를 들을때 또는 이동이후에 만족한다는 평을 들을때 공통적으로 나오는 패턴이 있다. "생활이 예측 가능하다" 는 중요한 부분이 있다.
이런 코멘트는 더 설득을 할만한 논리를 잃어버리게 된다.
다른 회사에 대한 경험이 없기 때문에 비교를 위한 경험치는 전혀 없는 상태이긴 하지만 지금의 회사는 개발자체의 매력을 떠나서 개발자의 고통이 바로 "그 패턴"인 것이다.
- 유형 - 개발을 사랑하는 개발자 A는 출근을 하면서 내가 오늘 하고 싶었던 리팩토링과 밀어 두었던 일들을 하려고 휘파람을 불면서 출근을 하는데 갑자기 걸려온 전화와 메일에 본인이 하려면 일들을 모두 우선순위에서 밀려나지고 일단 지금 난리난 이슈에 답변을 먼저 해야한다. 내가 담당하는 일에 대해 문제가 생기면 주말 계획이 헝클어지거나, 여행 중에도 전화를 붙들고 있어야 한다.
위의 유형은 규칙적이지 않기 때문에 매 주말 토요일 규칙적으로 해야하는 부서보다 오히려 스트레스가 더 커질수 있다.
사람이 본인의 삶의 계획을 예측할수 없다는건 어떤 부류의 사람들에게는 생각보다 훨씬 더 큰 고통이 되기도 하고 결국 그 고통으로 정말 좋아하는 일이지만 포기할수 있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는 것을 충분히 이해하고도 남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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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 설정해둔 알람보다 훨씬 이전부터 전달되는 메신저의 진동으로 아침을 맞이하는건 기분 좋은 일은 아니다. 띵한 컨디션으로 눈을 비비며 "네 확인하겠습니다"라는 봇과 같은 대답을 던지고 퀭한 상태로 출근 준비를 하며 또 오늘은 이거 대책 만들고 보고 준비하느라 하루가 다 가겠구나라는 생각만 가득...
원래 해야했던 중요한 일들은 당연스레 일단 pending, 전화와 메일, 회의로 하루를 꽉 채우게 된다.
의미없는 일이라는것은 아니지만 전략과제라는 어쩌면 축하하고 수고해야할 주간 이고 싶은 시기에 오히려 오늘은 무슨 문제가 생길지 잔뜩 긴장하고 반성문 써야하는 시기가 되어버린 요즘 (특히 요 몇년간)
익숙해질만도 한데, 해마다 힘겨운 건 도무지 익숙해지지 않는다. 특히나 갈수록 자잘한 건에 대해 자극적인 기사들이 성의없이 나오는 것 또한 우리를 괴롭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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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미에서 수원으로 올라오는 차, 잠이 들려는 찰나마다 걸려오는 전화 남은 에너지가 없다는 것이 자각되는 상태에서 이어지는 업무 통화들 속에 나의 상태 좋지 않음을 기가 막히게 눈치채는 동기이자 동네주민 김님의 센싱에 감탄을....
마지막 절전모드 에너지에 막걸리가 더해져서 오늘은 꿀잠을 잘 수 있을듯하다. 내일 8시 회의만 아니면 더할나위 없었겠지만 이렇게 글이라도 남길 힘을 준 김형에게 항상 감사와 존경을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