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의 노예 중 한 사람으로서

시간이 날때 홈을 통해 추천하는 컨텐츠들을 보면

너무 많은 컨텐츠가 있기도 하지만 또 참 볼것이 없기도 한 두가지 느낌이 있다.

 

추천하는 미드 중에 이것저것 왔다 갔다, 몇개를 틀었다 껐다를 반복하다

일드나 한번볼까해서 category검색을 해보다가 눈에 띄는 제목 발견 (정확히 말하자면 부조화 스런 제목)

"빛의 아버지"와 "파이널 판타지"의 관계는 무엇?

사진을 보면 SF영화도 아닌데 뭘까?

 

호기심으로 시작한 이 드라마는 시즌도 딱 하나 깔끔하고, 한편의 시간도 30분이 안걸려서

깔끔하게 시즌하나를 끝냈다.

 

드라마 내용 형식과 내용 자체도 아들 주인공의 어색한 얼굴과 연기외에는

들려주려는 이야기, 소재와 구성, 마무리까리 맘에 드는 드라마였다.

 

어릴적 아빠와의 추억을 생각하며 최신 파이널 판타지 게임을 안겨준 아들은

파이날판타지 속의 아빠를 도와 같이 게임을 하며 갑작스런 퇴직을 한 아빠의 속내를 알아간다는 이 소재는

놀랍게도 실제 일본에서 있었던 블로그 연재된 이야기를 바탕으로 제작되었다고 한다.

 

블로그에 연재되던 이야기를 흥미롭게 보던 게임사 역시 적극적으로 도와주었다는데

일본이라서 가능했던 드라마 같기도 하다.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공감하고 웃음짓게 하는 게임내에서의 에피소드들과

실화를 바탕으로 아버지와의 관계를 풀어가는 스토리는 공감을 주기에 충분했다.

 

오래만에 보는 일드에, 오랫만에 듣는 Glay의 노래로

꽤나 높은 만족감을 주었던 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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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Week7은 기록해둘만한 한 주다.

 

한주동안 일이 많아서 정신없이 보낸 주들은 셀수 없이 많겠지만
원래 하던 일에 더해서 뭔가 촉각을 곤두세워서 신경을 쓰며 일주일을 보낸

약간은 특별한 한 주라 기억과 감정을 남겨둬야한다.

 

1. 화요일 - 그룹내 리더들의 워크샵

 

그룹내에서 세번째 행사

뭔가 여유롭고 생각을 할만한 시기라면 딱 좋았겠지만

기대와는 달리 전략과제 마무리라는 뿌듯함을 느낄 새도 없이 밀려드는 또 다른 일거리들에 눈코뜰새 없는 시기에

뭔가 해야할일이 많은 상태에서 또 숙제하는 기분이 같이 느껴지는 워크샵이 되어버려

개인적인 아쉬움과 팀원들에 대한 미안함이 같이 느껴진다.

 

지친 주말에 겨우겨우 해야한다는 사명감에 워크샾에서 얘기한 문서들을 1차 완성은 겨우 해둔다.

 

여기에 판이 좀 커진 것이

조직개편을 끝낸 UX 팀이 멀리 구미까지 방문해서 UX팀과의 상견례(?)겸 석식까지 진행하게 되었다.

 

시골사람 정서다보니
멀리서 오는 사람들을 뭔가 먹는것, 이동하는것까지 신경을 쓸수 밖에 없고

강의장 위치와 무슨 내용을 얘기할지, 저녁 예약까지 setup 완료

 

워크샵 오전

오기전날까지 이슈대응으로 피곤함이 느껴지는 수원 리더들이

그래도 늦지않게 10시에 도착해주어 고맙다.

 

우려와는 달리 적극적인 조별 의견과 즐거운 분위기,

바쁜 상황에 준비를 잘해준 코디네이터의 노력에

그래도 사무실을 벗어나서 하루 이렇게 조직의 미래를 위해 고민할수 있는 시간이 주는 소중함이 더해져서

알차고 좋게 마무리 되었다.

 

이제서야 뭔가 제대로된 협업관계로서의 UX팀과의 시작이 될것만 같았던 미팅과 석식

힘들고 신경쓰였던 만큼 마무리까지 훈훈하고 좋았다.

멀리와서 10시넘게까지 있다가 가신 양님에게 다시한번 감동과 감사의 마음을...

 

2. 수요일 - 인사팀장님과의 석식

 

올해 새로운 인사팀장님이 오시고 팀별 임원들 석식 간담회가 잡히는 모양이다.

우리팀은 지난달은 과제 일정으로 한번 순연이 되고 화요일 수요일 이어서 석식 (w/ 알콜) 이다.

 

인사팀 석식은 보통 9시전에는 칼같이 끝나기 때문에 시간에 대한 부담은 없다.

석식 이후에 다음날의 월례회 자료를 마무리 할것도 남아있다.

리더 워크샾 자료를 우선해서 만드느라 아직 월례회 자료를 만드지 못한 탓에 맘에 돌하나가 걸려 있는 기분으로 석식을 시작한다.

오바하는 사명감에 팀/그룹의 좋은 첫인상을 주기 위해 구미에서 늦지 않게 출발하여 도착을 서둘렀다.

인사팀장과 우리 팀장님은 아주 오래전 서로 알고 있는 인연인 듯해서 분위기가 아주 좋다.

 

상품화에 인력도 많이 주시고 잘 봐달라는 맘에 술을 오버하며 마시기 시작하는데,

최근 과제 떄문에 안마시다가 오랫만에 마셨더니 술술 들어간다.

 

그러다 결국 늦지 않은 시간인데 필름이 끊겨버린거다.

대리를 해서 집으로 온것은 어렴풋이 기억이 나는듯하나

여기 저기 전화한 것은 다음날 나의 딸꾹질 전화를 받은 사람들이 얘기해줘서 알게 되었다. 이럴수가;;;

 

결국 다음날 월례회 자료는 손도 되지 못하고 침대에 쓰려져 버리는데....

 

3. 목요일 - 월례회1

 

책임감의 위대함을 다시 한번 느낀 날이다.

9시부터 회의가 줄줄이 있고 2시 월례회까지는 남는 시간이 없다.

 

통상적으로 그 정도 필름을 끊길 만큼의 술을 먹은 다음날은 월례회 2시 참석도 겨우 기어서 나갈 정도인데

월례회 자료에 대한 맘속의 돌덩이는 6시에 눈을 번쩍 뜨게 만들었다.

 

미슥거리는 속을 부여잡고 냉장고에 있는 여명을 원샷하고

귀신같이 허연 얼굴로 사무실 도착이 7시반

 

따뜻한 오곡라떼를 의지해 월례회 자료를 기적적으로 마무리

내 자신의 잠재력에 놀라버린 하루다.

 

이 상태로 하루를 버티고 다시 밤에 구미 월례회를 위해 이동

일주일에 수원 구미 두번 왕복은 쉽지 않은 일정이다.

나의 체력인지 정신력인인지 모르겠지만 일단 칭찬을...

 

4. 목요일 - 월례회2

 

2019년 첫 월례회인만큼 새로운 열정을 주고 싶은 맘에

외부 영입 임원분을 초청했다.

주변분의 추천도 있었고 이미 찾아보니 유투브 명강의가 ㅎㄷㄷ했다.

 

이게 취지는 좋았는데 쉽지 않았다.

 

구미에 모시기는 거리상 부담있는데다 상무님 일정을 맞춰서 월례회 일정을 조정하다 보니

구미 수원을 왔다 갔다 두번을 할수 밖에 없었고

구미 오시는 김에 다른 Qulity 부서 임원분과의 미팅 arrange, 구미에서만 가능한 제조 라인 투어 예약 등

내가 해야할 일정과 챙겨야 할 일정 사이에서 여러가지 조율하느라 머리가 아마 100가닥 정도는 빠지지 않았을까

 

그래도 어느정도 잘 정리되었다고 생각했는데

금요일 아침, 하늘 색깔이 요상하다.

헬기로 이동하기로 했던 강사님의 일정이 다시 다 부러지는가 했더니

정말 감사하게도 기차 메뚜기를 뛰어서 구미로 오신다는 상무님의 메세지, 아이고 감사합니다!

 

이렇게 고생했던 보람이 있게

강사님의 강의는 부서원들의 긍정적인 반응을 얻을수 있었다.

내공이 엄청난 분이시고 긍정의 기운이 넘치는 분이라

나에게도 부서원들에게도 좋은 에너지를 듬뿍 주셨다.

 

5. 지금 주말 - 마무리

 

한가지 이번 주에 느낀 것중 하나는,

직접 일정을 Arrange하고 Event를 준비하면서 정말 생각보다 신경이 많이 소모되고 스트레스가 쌓인다는 점이다.

 

어떤 행사를 할때 당연스럽게 참석하고 진행되는것이라고 생각했던것들이

알고보면 그일이 체계적으로 진행되기 위해 물밑에서 많은 챙김과 Arrange가 있었을거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것

원래 일정대로 물흐르듯이 진행되는것이 쉬운것이 아니라는것을 잘 알게 되었다.

그러한 고마움을 알게 되는 것 또한 직접하지 않으면 모르는 소중한 경험이다.

 

생각같아선 주말 이틀을 아무것도 안하고 뒹굴거리고 싶을만큼 물리적인 피곤이 중첩된 한주였으나

원망스러운 회의가 또 잡히고 무려 입사기념일인 토요일까지 남은 에너지를 쥐어짜내고 드디어 소중한 일요일,

여전히 띵띵 울리는 업무 메신저를 과감히 끄고 

오랫만에 책도 읽고 달콤한 것도 챙겨먹고 이렇게 블로그까지 끄적이니 주말의 고마움이 새삼스럽다.

 

이번 한주,

대견하다. 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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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이 좋은건 글에 대한 맛을 음미하면서 내가 원하는 속도로 즐길수 있다는 것이다.
좋은 문장을 만났을때 몇번 곱씹어보고 줄을 그어 두기도 하면서 생각이라는 것을 할수 있수 있는 것이 책이다.
이렇게 좋은 장점이 많다는 건 맘속 깊이 인지하고는 있지만
짧은 하루의 대부분은 쪄들어 있는 회사생활에 할애하고 나면
잠자기전 소중한 짜투리 시간은 유투브/넷플릭스/게임을 하기에도 아주 모자라는 수준이다.

이러다 갑자기 노안으로 책을 읽을수 없을 수준이 되어버려 평생 책을 못 읽는건 아닐까하는 불안감에
작년말부터 억지로 잠들기 전에 책을 읽어보는걸 Daily Check List에 넣어두었다.

 

*

이 책이 가진 궁극의 긍정성과 통찰에 무한한 지지를 보낸다.

 

"똑같은 상황을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다 좋은거지"라는 막연한 생각을
다양한 실험을 통해 학술적인 이론을 끄덕끄덕이게 만들어주는 좋은 책이다.

 

본인 일에 대한 흥미로움이 사라진 부서의 후배들에게도 항상 하는 말이다.

지금은 내가 고작 문구를 고치고 아이콘을 바꾸고 있더라고 결국은 수천만명의 사람들이 사용하게될 제품을 개발하는 일이라는 것

 

식상한 말이지만 정말 이렇게 생각하고 일을 꾸준히 하는 사람들이

처음의 재능을 나타내며 반짝하는 사람들보다 더 오래 회사 생활을 잘하는 경우도 무수히 보았다.

 

심리학 교수님의 저서답게

또한 긍정적인 시각으로 인생을 바라보는 교훈적인 내용 외에도

더 없이 겸손하게 본인을 바라보고 인지할수 있는 다양한 이야기도 이해하기 쉽게 풀어낸다.

 

 

 

*

어릴때 생각할때 지금은 나이 정도되면 현망하고 지혜로운 어른이라는 근사한 상상을 막연하게나마 한것은
알고보니 그저 정말 상상일 뿐이었고
여전히 세상의 중심이 나인냥 시건방진 생각에 빠질때가 아직도 종종 있다.

 

메모한 책속의 생각을 일상으로 스며들게 하여
행동하고 생각한다면 얼마나 지혜로울까

 

알고 보면 사는 것 자체가 아름다운 것이라는 인생에 대한 프레임을 견고하게 만들고
좀더 겸손하고 많이 공감하고

내일은 더 나은 인간이 될수 있도록 노력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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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나의 좋은 소스(뉴스/컨텐츠/구매 등등)인 클리앙에서 넷플릭스 킹덤이라는 키워드가 도는 것이 보니 꽤나 핫한가 보다.
때마침 미국 출장이 잡히고 비행기에서 보기 위해 오프라인 저장을 해둔다.
시즌 길이도 딱 적절한 6편, 이번 비행은 이걸로...

출장 가기 전 주말 1편만 슬쩍 볼까 싶어 시작을 한게 화근이었다.
갠적으로는 좀비물을 좋아하진 않아 워킹데드도 시즌1을 보다가 관둔 상태였으나
국뽕 컨텐츠에 대한 호기심반, 넷플린스 오리지널 시리즈 대작에 대한 기대로 1편만 보려고 했었다.
결과는 출장 가기전 주말 6시간 고스란히 반납

다 보고나니 뭐 또 그렇게 명작이라고 보기에는 조금씩 아쉬운 구석들이 있긴 하다.
유승룡을 제외하고는 사극 적응 실패한 (트렌디한) 배우들의 어투와 딕션들,
약간은 어설픔이 느껴지는 스토리 라인,
조금 보다보면 좀비물 특유의 식상한 연출 등이 아쉬운 점이라고 한다면

이에 반해 , 뭐 그렇다하더라도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한 좀비물이라는 독특함,
정말 돈을 정말 많이 썼는 걸이라고 감탄할 한회 한회의 물량 공세 연출,
스피디함을 자랑하는 한국식 좀비의 달리기들
6회를 순삭시키기에는 충분한 드라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에 대한 국내의 좋은 반응과 더불어
나름의 독특한 배경과 예상치못했던 '갓'에 대한 스타일리쉬함으로 해외에서는 아주 좋은 반응을 이끌어 내고 있어
이미 시즌2 준비 일정을 하는 제작진과 배우들에게는 신나는 요즘일 듯하다.

봐야할 컨텐츠는 가득인데 
갈수록 시간은 부족하여 아쉬운 요즘
주말을 잘 채워준 킹덤, 별 3개반 정도 준다.

BTV의 정액제+비싼 컨텐츠 요금에 비해 (내 괘씸한 이 서비스를 조만간 끊어야;;;)
이렇게 합리적인 월정액으로 무한한 컨텐츠를 선사하는 넷플릭스로 컨텐츠 플랫폼의 무게는 점점 기울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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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년전 노트3인가 4과제를 힘들게 끝내고
과제를 개발 리딩하신 부사장님과 기획/마케팅을 담당하신 부서의 상무님과 석식을 하는 자리였다.
이런 저런 얘기를 하다가 부사장님의 자녀분이 이과 문과를 선택하는 시기에 대한 이야기로 주제가 넘어갔다.

개발이 힘드니 문과쪽 보내는게 낫지 않냐는 다수의 의견과 반대로
마케팅의 상무님의 한마디에 끄덕...
"말 잘하면 문과 보내시고 아니면 공대 보내세요. 문과는 말 못하면 자기 일한 것도 못 지켜요 "

그러고보면 SW라는 직업의 장점 중 하나는 본인이 한 일에 대해 기록이 고스란히 남는것이다.
굳이 말을 잘하지 않아도 코드로 본인이 한것을 보여줄 수 있는 것,
업의 성격 때문인지 개발자 들에게는 원천적으로 "솔직함"이라는 성질이 기본 장착된다.

그렇다 하더라도 상대적으로 좀 덜한 것일뿐,
SW직군에도 남의 일을 가로채거나 또는 일한사람 따로 칭찬받는 사람 따로인 경우 또한 종종 생긴다.

개인의 성향에 있어 본인이 정의감에 불타는 사람임을 깨닫게 된 것이 회사에 입사하고 나서인데
 - 불합리한것을 강요 당할때,
 - 개발자들을 무시하는 유관부서를 볼때,
 - 내가 또는 우리가 한 일을 다른 사람이 했다고 할때 
이런 상황에서는 나도 잠시 주체안되는 감정에 휩싸여서 손가락에 전기가 찌릿찌릿함이 옴과 동시에
키보드 워리어가 되는 등의 이상 현상을 보이기도 한다.

몇 번의 경험을 직간접으로 경험하면서
개발내에서의 이러한 일종의 도둑질로 볼수 있는 행위가 성행하게 된 데는
무지한 리더가 근본원인일 경우가 많았다.
이러한 패턴은 일을 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떠나게 하고 그런 조직이 잘 될수가 없다.

요즘에도 뭔가 일을 할때 대표자에 대한 예민함을 보이는 나의 강박증 역시
중간 리더의 자리에서의 내 조직원들에 대한 보호 본능이라 할수 있다.

물론 다양한 사람이 같이 하는 일이라
때때로 누군가는 대표를 할수 있어야 하겠지만
그러한 경우에도 실제 일을 하는 사람이 모두 인정할수 있는 대표자여야 하고
성공한 일에 대한 보상은 참여한 모든 사람에게 돌아가야하는 것이
결국은 건강한 조직의 기본 룰이라 믿기 때문이다.

건강한 조직을 위한 리더의 요건은 참으로 많이 필요하겠지만
내가 보는 가장 중요한 조직의 문화는 "Recognition과 Compensation"이다.
리더 자체가 안목이 있거나 또는 그렇게 할수 있는 그라운드 룰을 갖추는 것,
이것만 잘 꾸려도 좋은 조직의 리더라는 강한 믿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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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으로 직장생활을 시작하게된 동기들에게 한달은 끈끈한 전우애를 다지기에 충분한 기간이었다.
20년 전의 그 시절의 신입 입문 교육은
새벽 별보면서 달리기를 시작으로 꼼꼼히 짜여진 일정과 저녁 조별 활동등으로
금새 친해질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었다.

휴학을 한번도 하지 않았던 나는
조원들 사이에서 사투리를 쓰는 귀여운 막내로 자연스럽게 자리매김하면서
낯선 곳에서의 두려움은 금새 사라지고
언니 오빠들과의 사회생활 첫 관계의 시작을 즐겁게 시작할수 있었다.

한 달이라는 시간은 금방 지나갔고 정이 꽤나 든 같은 조 동기들과
자주 보자는 진심어린 인사와 함께 서로의 건투를 빌어주며 각 소속사를 향해 첫발을 내딛었다.

이제는 드디어 배치의 시간이 다가왔다.

전자내 반도체, 네트웍, 무선 등이 있긴 했는데
입사 동기들, 과 졸업 동기들과 지금 생각하면 부실하기 짝이 없는 정보들을 주고 받으며 눈치 작전을 펼쳤더랬다.

반도체는 전자과 출신만 우대받는다더라.
무선은 구미를 갈 가능성이 있어서 기피한다더라.
네트웍은 분당에서 근무한다더라.

일단은 수도권에서 일해야한다는 생각으로 네트웍을 지원했으나
나중에 알고보니 당시 IMF를 지나면서 네트웍은 상당히 사업이 안좋은 상태로 대부분 무선으로 1차 배치가 되었다.
(*) 그때 네트웍을 갔었다면 또 바로 다른 곳으로 팔려갔을 거란걸 그땐 몰랐지...

무선 신입 사원 배치는 구미 인사에서 이루어졌고,
기흥 또는 구미 둘중에 그래도 설마 구미겠어 라는 막연한 생각으로 구미를 향했다.

지금 시작하면 그때 구미에서 배치 면접이 내 인생의 한 포인트였다.
구미와 기흥 양쪽에 대해 어느정도 TO가 강제적으로 지정된 상황에서 면접은 상당히 배치에 중요한 기준이었던 거다.

수도권에서 학교를 다니거나 고향이 위쪽인 동기들은 필사적으로 당시 면접을 임했고
꼭 올라가야한다는 강한 피력을 했다.

난 그 당시에 구미라는 연고가 전혀 없는 곳에 나를 설마 배치하겠어라는 막연한 생각이었는지
그냥 인사 면접은 쌩글쌩글 웃으면서 좋은 인상을 주려고 했었고
이 아이는 해맑음이 있어 구미에서 잘 살거라는 확신을 주고 말았던 것이다.

결국 대부분 기흥을 희망했으나
좀더 절실함이 부족했던 나를 포함한 4명의 15차 동기들은 구미라는 배치를 최종을 받게 되었다.

면접에서의 해맑음이 원인이었다는 자책은
우중충한 1사업장의 재래식 기숙사와 구미 사업장 특성으로 공장의 그 분홍색 근무복을 입어야 한다는 충격적인 사실을 알고 나서는
더더욱 심해져 버렸다.

지금의 나에겐 제2의 고향이 되어버린 정든 구미이지만,
당시 구미에 남아서 "마이구미"라는 젤리를 먹으며 "쭈꾸미(쭉 구미 사는)"라는 자조적인 한탄을 내뱉었던
우리 38기 동기들의 정서의 시작은 구미에 대한 시니컬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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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직장이 어쩌면 마지막 직장이 될지도 모르게 된 지금의 회사에서
만 20년이라는 시간을 보내게 되었다.

크게 인생의 물리적인 변화와 감정적인 변화가 생긴 시기가
학교에 처음 간해, 대학생이 된해, 회사를 입사한 해 이후로
올해가 하나더 추가된다.

20년을 열심히 회사생활을 한다고 누구에게나 주어지는 승진의 기회는 아니었기에
지금의 나를 있게한 가족과 같은 지인들에 대한 애정은
갈수록 팍팍해지는 회사생활을 든든하게 지킬수 있는 소중한 감정이기도 하다.

사람마다 다르긴 하겠지만
크든 작든 리더라는 무게감은
적당한 활력소가 되기도 하고, 과중한 책임감이 되기도 한다.

입사했을때 작은 조직이 몇년사이에 규모가 꽤 커지는 변화를 겪으며
지금보다는 훨씬 어린 직급에 20여명의 팀을 이끄는 위치가 시작되면서
회사생활의 꽤 긴 시간을 리더라는 위치에서 생활해왔다.

최근 몇년을 제외하고는 리더라는 중압감 보다는 좋은 후배들과의 교감이 있어서
자발적인 모성애(?)적인 리더쉽으로 회사생활이라기 보다는 삶의 일부분으로서의 즐거움이 되었던 시간으로 기억이 된다.

하지만 최근 몇년, 특히 2018년은
그전의 회사생활에서는 느낄수 없었던 자리와 낯선 사람들속에
승진의 달콤함은 채 한달도 가지 않았고
지금까지의 삶의 일부에서 공식적인 회사생활이라는 느낌으로 바뀐 시기가 되었다.

해마다 학예회와 같았던 소박한 연말 시상식은
근사한 호텔의 아주 큰 리셉션으로 자리를 옮겨 진짜 고급스러운 시상식처럼 바뀌었고
나서서 말하는데 의외의 쑥스러움이 있는 나는
그 큰 행사의 리더로서 개회사를 말하는 위치가 된것이 참 감격스럽기도 하고 어색하기도 했다.

소박함속에서 조직의 규모로 인해 아쉬웠던 것들이 이제서야 갖추어진 든든함이 있지만
반대로 이전에 느끼지 못했던 외로움과 내가 제대로 감당하지 못하는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 속에 1년을 정신없이 보내온 지금,

2018년 시작보다 조금더 커진 규모의 2019년 시작
( 표시나진 않지만 ) 1년만큼의 의연함과 노련함을 갖추었을거라는 자신감을 가지고,
다 해내겠다는 것보다는 좋은 터전을 만들어가보자는 의지를 불태워보는 1월 1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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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샌프란시스코 자정 출발하는 비행기는 한국 새벽 5시에 도착하며 긴 하루를 선물해주었다.
수원 도착후 사우나들러 여독을 충분히 풀고 나서도 9시반,
그래...이 시간은 조조다.

나에게는 있어 퀸은
고등학교때 거의 모든 앨범을 테이프로 소장했던
막 유난스런 매니아까진 아니지만 나름 모르는 노래 없을거라는 자신감으로 영화관을 들어섰다.
노래나 뮤직비디오는 많이 알고 있긴했지만
퀸 자체의 스토리는 에이즈 정도만 알고 있던 터라 어떤 스토리인지 궁금증도 컸다.

조조임에도 불구하고 경우 두번째 앞열을 겨우 구할수 있을만큼
거의 꽉찬 영화관은 입소문을 통한 영화의 뒷심을 보여주고 있었다.

먼저 아쉬운 점,

영화 자체의 완성도만 냉정히 본다면 쏘쏘한 수준,
감독이 중간에 교체된 것이 원인일 수도 있고
워낙 긴 이야기를 함축적으로 보여주기 위해서일수도 있으나
중간중간 연결이 매끄럽지 않은 곡별 에피소드 중심의 연출이 아쉽기도 했다.  

프레디 머큐리를 연기한 주인공에 대한 호평이 많고 연기 자체가 나쁘진 않았다고 동의하는 편이지만
개인적으로는 키가 크지 않은 프레디임에도 불구하고 
공연이나 인터뷰에서 보여준 강한 인상 때문인지 아주 큰 거인 같다는 느낌이 있다.
(얼굴 크기 때문일수도;;)

그에 비해 주인공의 왜소함이 프레디의 느낌과는 반대의 존재감이 있었고
입모양을 너무 맞춘다고 신경을 쓴 느낌 때문에 작위적은 표정이 내내 거슬리는 부분이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관에서만 느낄수 있는 몰입감으로 즐길수 있는 퀸의 명곡들 자체만으로도 너무 좋았다.
실제 콘서트를 거의 그대로 재현한 Live Aids의 시작과 끝은 찡한 감동을 주었다.
어디서 데려왔는지 신기할 정도의 Sync를 보여준 브라이언은 다큐 같은 느낌을 주기도 했다.
Too Much Love Will Kill You 외에는 주요 곡들을 순차적으로 들을수 있었지만
싱어롱이 없는 수원이라 손가락 까딱거림만 가능했던 아쉬움이 남는다. 

기회가 된다면 음향이 좋은 CGV로 한번더 내리기 전에 다녀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같은 세대에겐 너무나 친숙한 퀸인데,
퀸알못 세대들의 열렬한 호응을 이끌어내는 것 또한 참 신기하고 새삼스런 일이다.

영화를 보고나서도 평소 일요일이라면 실컷 자고 일어나던 시간 보다 빨라 아직 한참 남은 일요일
이렇게 일요일 새벽 한국 도착 비행기는 긴 하루와 함께 찐한 여운을 남겨주었다.

Fox, 자 이제 다음은 마이클 잭슨의 영화를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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