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회사만 아주 길게 다닌 사람에게는 갈증 같은게 있다.

막연한 동경 보다는 

뭔가 막히는 상황이 생겼을때 

분명히 다른 방법이 있을텐데하는 궁금증에 대한 대답이 필요한 경우가 종종 생긴다.

 

나같은 경우는 그 갈증이 좀 강한 편이기도 하고

고인물이 되어가는 나 자신에 대한 셀프경계 본능이기도 했다.

 

이책의 저자는 이런 갈증을 제대로 200프로 해소해주신 분이셨다.

고맙게도 그룹 월례회에서 귀중한 강의를 두번이나 해주셨고

특히 구미에 헬기 취소된 날에 기차를 타고 와주시는 걸 보고 감동까지 했더랬다.

 

무엇보다

개발이라는 직업, 개발자를 바라보는 가치관이 너무 좋았고

해주시는 모든 코멘트들이 20년이 넘은 고인물인 나에게 적절한 에너지가 되었다. 

 

30년간의 알찬 경험들을 잘 담아낸 책이 드디어 출간되었다.

 

개인적으로 알아서 그런지

뭔가 음성으로 책을 읽은 기분이 들기도 했는데

강의에서 해주신 값진 이야기를 포함해서

개발자/관리자에게 피가 되고 살이 되는 이야기들을 아낌없이 담고 있다.

 

이 책은,

직업관, 인생관들이 뭔가 규정할 수 없을만큼 다양해져버린 요즘

개발자라는 업을 선택하고 그 개발이라는 일을 좋아하는 순수한 개발자들에게도 좋고

성실하게 졸업하고 취업하고 책임감있게 일을 하면서 쥬니어 매니저가 된 나의 후배들에게도 좋다.

그래서 그룹원들의 추천 도서로 50권 정도 구매해버렸다.

 

나도 오랫만에 책에 줄을 그어가면서 읽었다.

특히 개인적으로는 면접관으로서 질문이 도움이 많이 되었다.

매번 갤럭시 사용하면서 좋아하는 기능 이유를 자주 물었는데

딱 좋은 질문들을 추천해주셔서 앞으로 잘 써먹어볼듯 하다. 

 

미래에 하고 싶은 모습과 이어지는 일을 열정적으로 하고 계신 JC님의 10년후가 더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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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혀 생각지 못했던 변화가 생겼다.

같이 출장을 많이 다니던 피오나양이 큰 대형견 3마리를 열심히 키운다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강아지 이야기를 시작한지 3년은 지난듯하다. 

 

강아지 입양에 대해 무지했던 - 애완견샵에서 사는 건지 알았 ... - 나는

 피오나님의 전도 겸 입양 상식을 들으며

얼마나 많은 아이들이 버려지고 있는지도 알게 되었다.

 

약간의 관심을 보이는 나에게 다양한 입보 인스타를 보내준지 3년쯤 지난 올해 5월,

겁도 없이 강아지를 입양해야겠다는 생각을 문득하게 되면서

지금까지보다 좀더 열심히 인스타를 눈팅했다.

 

항상 일을 하는 나에게는 왠지 두 마리를 입양해야하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생각으로

두마리 입양조건이 걸린 인스타를 보다가 

운명처럼 살구 쿠키를 만났다. 

 

공원에서 구출된 형제 강쥐들을 먼저 만나고 입양을 할까 싶었지만

계속 살구 쿠키 얼굴이 맘에 걸려서 천안까지 임보 심사를 하러 다녀왔다.

 

다행히 임보엄마분이 좋게 봐주시고 

7월 마지막날 드디어 살구 쿠키가 집으로 왔다. 

 

초보 엄마를 위해 임보 물품과 먹거리를 잔뜩 가지고온 천사같은 임보 엄마는

언제든지 연락을 달라는 말을 남기며 무거운 발걸음을 옮겼다.

살구 쿠키 처음 집에 도착한날

 

그날부터 상상치 못했던 전쟁이 시작되었다.

아침 일찍 기상은 기본이고 밥 챙기기, 산책시기기 

지금까지와의 일상하고는 전혀 다른 육아 생활이 시작된것이다.

 

정신없는 가운데 가장 큰 즐거움은

엄마만 바라보는 이 아이들의 눈빛이다. 

정말 이건 상상할수 없는 충만함이었다.

 

한달동안 간식도 직접 만들면서 나름 능숙함(?)을 보였나 싶었는데

최근 살구 쿠키 구토 재채기로 인해 병원을 다녀오면서 멘탈이 반쯤 나가보기도 했는데

다행히 지금은 건강하고 쌩쌩해졌다.

 

처음 느껴보는 감정이었는데

이 작은 생명체가 말도 못하고 아픈 상황이 되니

표현하기 힘든 죄책감과 안타까움으로 힘든 며칠을 보냈다. 

 

건강해진 아이들과 기흥 반려견 놀이터를 다녀오며

달라진 일상의 평온함을 느낀 오늘 하루

 

이렇게 건강하게 오래오래 살아보자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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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블로그 뷰카운트가

이전에 방치된 수준으로 거의 돌아오고 있다. 

 

2. 예상치 못했던 2주 정도를 경험했다. 

팔자에 없던 경험이기도 했다. 

그래, 살면서 색다른 경험은 좋든 안 좋든 귀한 것이니

 

3. 두가지 마음

뭘해도 안될것 같았던 마음에서 

뭐든 될것 같은 마음이라니... 놀랍기도 하다.

 

4. 왠만해서는 흔들리지 않던 멘탈이 흔들리면서

팬텀싱어가 큰 위로가 되어 주었다.

역시 음악 뿐이다.

 

5. 팔자 

정다르크는 회사 생활 내내 이어질수 밖에 없는 내 팔자 

 

6. 코로나  

오늘 9번째 코로나 검사를 받았다.

10번을 채우면 이 시기는 끝날까 

예전에 찍어둔 영상에서 마스크 없이 웃는 모습만 봐도 감동스럽다. 

 

이제 5월이다. 

시간은 숨만 쉬어도 잘만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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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오는 길이 너무 짧아서 감상하기에는

적절하지 않은 루트이긴하지만

소모적인 일이 잔뜩 이어진 한주의 금요일 밤

집으로 올때의 감성에 닿아있는 곡

 

유난히 지쳤던 이번주는

아파트 주차장에서 의자를 눕히고 듣기도 했다. 

 

이건 피아노도 난이도 낮아서 한번 시도해보려고 저장만 해두고 

뭘 규칙적으로 하는데는 역시 평생 쥐약이다. 

 

https://www.youtube.com/watch?v=WyUkYvj3ty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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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돌아보기 Draft를 작성해둔지 일주일이 넘었는데

1월 한달은 언제나처럼 몰리는 일정때문에 가장 여유가 없는 달이라 

간단한 포스팅 만큼의 여유도 없다.

 

익숙해지지 않는 이 시기도 곧 끝나겠지만 

어느때보다 피로도와 긴장감이 높은 상태의 2020년의 시작, 

마무리가 되는대로 꼭 Refresh를 챙겨서

2020년은 좀더 자기주도적인 한해로 채우기 위한 노력을 해보려고 한다. 

 

[1월]

 

#시작 #구글 #폴드 #Q_OS

2년차 임원 생활의 시작은 나름 좀더 노련해지는 듯한 느낌이 들었던 1월

 

MV에서 Q Kickoff를 시작할때만 해도 Branch Setup부터 제대로 해보자는 의욕이 있었으나 결과적으로는 하던대로.. (역시 패턴을 바꾸기엔 쉽지 않았다)

폴드를 하며 구글과 처음으로 Engineering적으로 대등한(?) 미팅이 시작되었고 이를 기점으로 Skylight가 시작되었다. 

올해 가장 잘 Setup한 일 중의 하나다. 

의외로 용진이 기대이상으로 참 잘해주었다. 

용진이에게 꼭 맞는 옷이었다. 

항상 느끼지만 사람은 누구나 자기 옷이 있고 그 옷을 잘 찾아주는것 역시 안목이자 큰 즐거움이다. 

 

구글이 일하는 방식을 직접적으로 볼수 있었고 

같이 토론하면서 영어에 대한 업무적인 자신감도 붙었다. 

 

#만남

오랫만에 임챔무리들을 만났다.  몇년만에 만나도 어색함이 없는 만남은 참 귀하고 고마웠다.

 

#키보드

키보드 팀이 합류하고 키보드를 이것저것 써보면서 어떻게 해야할지 고민하는 시기였다.

팀은 크고 밝았으나, 방향성에 있어서 3년간의 AI팀에서의 중심/알맹이 없는 느낌이었다. 

12월이 되면서 들었던 생각은 

어쩌면 내가 너무 겁이 없이 시작한게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만큼 생각보다 힘겨운 일이었다. 

(일보다는 결국 사람이...)

어쨋든 시작은 1월부터였다. 

 

[2월]

 

#음식

홍팀장님이 추천한 비스트로이안스 음식이 너무 맛있어 

한동안 사람을 만날때는 계속 양재만 갔다. (나의 특기다)

 

#만남

꾸준히 만나는 동전/구스비

 

#책

히트리프레쉬를 읽었다.

올해 읽은 책 중에 가장 좋았다. 

회사에 대한 애정을 느낄수 있었고, 변화시키는 과정이 감동이 있었다.

 

#일

리더 워크샾을 구미에서 진행했다.

맘의 여유가 없는 시즌이었지만 좋은 시간을 가질수 있어서 좋았다.

이후에 이어서 하려고 했는데 2019년 마지막 워크샾이 되고 말았다. 

 

#언팩

입사이후 언팩은 첨 가보는 경험이었다. 

뉴욕이라고 신났더니 하필 샌프란시스코다.

폴드 데모 때문에 상당히 긴장했던 기억이 있는데 3분할 데모도 잘되어 기뻐했던....

 

[3월]

 

#가족 #여행

두번째 제주도 가족 여행을 이번에는 롯데로 다녀왔다.

요즘은 부모님이 좋아하시는게 가장 기쁘다.

롯데도 좋긴했지만 그래도 신라가 좀더 2프로 더 고급스러웠다.

 

#롤

커진 규모에서 처음 치뤄진 샐리소프트 롤 대회

돌아온 아이린의 중계와 에너지 넘치는 키보드 멤버들 덕분에 즐거운 롤대회를 마침

우승을 못해서 아쉽지만 즐거운 시즌을 보냈다.

 

[4월]

 

#지리산

새다리 지리산 등반, 

산장, 삼겹살, 라면, 새벽 정상...

2019 가장 기억에 남는 이벤트였다. (다시 하라면 절대 불가)

 

#자리이동

B존에서 A존으로 단순한 이동이었는데 하루종일 훨씬 밝은 곳에서 일하는 기분은 

하루의 에너지에 생각보다 영향이 컸다.

 

[5월]

 

#올림픽 #GWP

성화봉송이라는 걸작 영상을 남긴 올림픽 이벤트가 올해 있었다.

CA들의 열정에 본인들도 놀라버린 올해 최고 이벤트라 칭할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즐길수 있어 좋았고, 

약간은 어색했던 새 멤버들과 친해질수 있어 좋았다.

게임은 언제나 옳다.

 

[6월]

 

#잠금이슈

가장 힘들었던 시장 VOC가 잠금 해제 이슈였다.

지나고 지금은 웃으면서 그때 이야기를 하긴하지만 

FOTA이후에 긴급한 VOC가 실시간으로 체크하면서 보고해야하는 그 피마름이란...

아무리 오래 회사를 다녀도 익숙해지지 않는 것이었다.

 

어떻게 보면 잘해보자고 넣었던 코드가 문제가 되는것이었고

문제의 근본적인 원인은 다른 그룹이었기 때문에

반성보다는 수습하는데 노력을 들였다.

 

일을 하면서 느끼는 것은 

모든 일들이 다 힘든 부분이 있지만 

잠금화면이 가지는 복잡다양함은 제 1위라고 하겠다.

 

맘고생이 심했던 따시기님과 재포에게 수고했다는 말을...

 

#연필

드디어 만난 연필님, 

올해 만난 소중한 인연

 

[7월]

 

#굿락 #공적상

굿락을 개발한지 4년째 

드디어 회사에서 Reward를 주게 되었다.  (참으로 우연찮게)

이 상을 받기 위해 엄하게 진행했던 (꽤나 길었던)인터뷰들에 대한 기억이 있다. 

그만큼 인사에서 보기에 특이했던 프로젝트였고 긴 설명이 필요했던...

 

[8월]

 

#롤토체스

새로운 게임 타입에 일주일 정도 빠졌다. 

용을 쓰고 해야하는 롤과는 또다른 장기 두는 것 같은 매력에 신세계를 느껴 며칠밤을 새긴 했으나

결국 다시 롤로 돌아감

 

[9월]

 

#이사

수원으로 거처를 옮긴지 만 4년,

옮기면서 집을 샀었다면 재정상태의 규모가 달랐겠지만 

어차피 불로소득 팔자가 아닌건 진즉에 결정된거라 아쉬움도 그닥 없다.  (아주 약간 ㅠ.ㅠ)

 

살고 있던 아파트를 연장할수도 있었으나

대단지 아파트에서 운동도 좀 해야할것 같은 의무감과 

4년된 집에 쌓여있는 버릴것들까지 정리할겸 과감히 전세 이동을 결정했다.

 

이사란 것이 해보면 그보다 더 귀찮고 많은 일일수 있으나

결론적으로는 좀더 쾌적한 아파트 환경과 

새로운 큰 TV와 식탁이 맘에 들어 

이사 결정은 백번 잘한것으로...

 

#DJKOH #치킨벙개

페북의 맥주 사진을 보고 우연찮게 던지신 회의에서의 한마디가 진짜 파티가 되었다.

대표님 비서실을 통해 실제로 참여 하신다는 연락을 받고 부랴부랴 성사된 Framework 치맥 파티는

그룹 멤버들에게도 뜻깊은 즐거운 시간을 선사해주었다. 

 

[10월]

 

#SDC

올해 가장 부담스럽고 새로운 이벤트였다.

원래는 개발자 후배를 한번 세워보자고 시작한 일이 내가 해야할 일이 되어버릴거라고는...

스크립트 읽는것과 수천명이 보는 무대에서의 발표는 천지차이라는 경험을 해보았다.

 

실감이 나지 않는 유투브와 각종 매체들, 여전히 폴드 기사마다 고통받는 중이지만

우리 회사에서 아무에게나 주어지는 기회가 아니었기에 감사한 마음도 크다. 

큰 실수없이 끝냈다는 안도감이 큰, 올해의 가장 큰 기억

 

[11월]

 

#핑클

또 하나의 시도

열정 넘치고 끼넘치는 우리 멤버들 덕분에 소중한 기억을 또 하나 Keep할수 있었다.

무엇보다 일만하는 가운데 한시간씩 짬을 내서 몸을 움직이며 연습하는 그 기간은

나에게는 아주 큰 활력소가 되었다.

 

[12월]

 

#평가

10년이 넘게 평가자의 위치이긴 하지만 여전히 익숙하지 않은 것이 누군가를 평가한다는 것이다.

해마다 눈에 밟히는 후배들, 누구나 열심히 하고 있는 가운데 누군가의 등급을 결정한다는 무게감은

실제로 겪어보지 않으면 상상하기 힘든 에너지를 소모한다.

 

올해 유난히 정서적으로 힘든 부분이 규모 때문인듯도 하고 하위에 대한 짐 때문인것 같기도 하고

암튼 아직도 그 시기의 무게감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한 상태다.

아마 평가 기간 이후에 여전히 일을 집중해야하는 시기적인 문제 때문인것 같기도하다.

 

#하니보드

올해 가장 업무적으로 새롭게 시도한 것이 하니보드다.

지금까지 리팩토링도 많이 했고 습관적으로 해오던 것이긴했으나

멤버들이 달랐고 환경이 달랐다.

 

그만큼 손발을 맞춘 팀워크를 가지고 한것이 아니기 때문에

마지막까지 힘들게 진행해 오고 있다. 

중간에는 약간의 후회가 되기도 할만큼 맘대로 되지 않는 느낌이 있었다.

 

아직 마무리는 조금 남아있고 

이를 통해 나도 멤버들도 잃고 얻은것들이 있을텐데

결국은 내가 아닌  키보드 멤버들을 위한 토대를 만들어주기 위한 방패 역할로서 내 의도를 알아주기만 해도 고마울것 같다. 

 

지금은 무사히 마무리를 간절히 바라고 

소프트 랜딩만 된다면 더 좋은 방향을 가지고 갈 의욕과 자신감이 있는 부분이다. 

'된다면' 이라는 조건이 현실이 되는 2월을 기다린다. 
(일단은 그게 되어야 맘의 평화를 다시 예전으로 찾을수 있을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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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도 오지 않던 U2의 내한 공연 소식이 드디어 실현되는 2019년 12월, 

오게되면 꼭 갈거라고 몇년전부터 벼르던 의지와는 달리

몇 가지 고민 거리가 있어 표를 사는데 시간이 좀 걸렸다. 

 

항상 구미에서 내한공연을 같이 갔던 J형이 여전히 구미에 있어 혼자 가야하는 점

공연을 제대로 보려면 스탠딩이어야 하는데 과연 내가 지금? 스탠딩을? 이라는 걱정

공연안내를 보니 추운 지하주차장에서 기다려야한다는 겨울날씨까지

참, 장소도 한번도 안가본 고척돔

 

하지만 이제 환갑을 넘긴 U2 아재들을 언제나 다시 볼수 있을까 하는 의지가 좀더 컸던 관계로 

스탠딩, 이왕이면 전용스탠딩인 레드존을 예약한다. (매진이 아니라니...)

 

공연당일

문자 성화가 어찌나 호들갑스럽게 왔던지 

미리 도착해야한다고 해서 공연이 7시였는데 2시에 도착한다. 

알고보니 4시까지 왔어도 되는걸 ㅠ.ㅠ

 

생각보다 소박한 공연 포스터들

 

2시 대기존으로 입장하기 위한 줄에는 외국인들이 상당히 많았고

U2의 시대가 반영된 나이대있는 아재들이 많았지만 의외로 젊은 친구들도 꽤나 있었다. 

역시 노래는 세대를 넘나드는....

 

공연대기하느라 주차장에 줄서보긴 첨이라

착한 유치원생들처럼 줄줄이 이동해본다. 

 

한시간 정도 줄서서 드디어 받아든 티켓과 기념품 

 

2시간을 기다려 드디어 입장 시작

지쳐있던 몸을 추스르고 다다다닥..... 

구역만 있고 자리는 정해지지 않아 재빨리 뛰어야 했다. 

이름모를 외국인 아재가 까치발을 하고 있는 나를 보고 앞자리를 양보해줘서 

무대 펜스 앞에 안착

여기까지 4시 

하지만 정작 인내심은 지금부터

3시간을 서서 기다리는 건 쉽지 않았다.

하나둘씩 자리에 주저 앉고 배고픔을 에너지바 하나로 견디며 U2 List를 틀어서 기다리는 시간이 꽤나 힘들었다.

 

예정된 공연시간 7시가 넘어서고 30분이나 지연이 되자 슬슬 짜증이 나려는 찰나,

드디어 등장하는 그분들,

Sunday Bloody Sunday와 함께 등장하면서 감동의 2시간은 시작되었다. 

 

https://photos.app.goo.gl/GAgGqC3YkoeYbf1D7

 

Sally님의 새 동영상

사진 추가 인물 및 반려동물 선택 자동 업데이트되는 앨범을 만들어 보세요. 도움말: 어느 곳에나 사진과 동영상을 드래그하여 업로드할 수 있습니다.

photos.google.com

엄청난 스크린, 환갑이 넘었으나 지치지 않는 그들의 연주와 노래에 

나는 흠뻑 몰입했고 정말 오기 잘했다고 혼자 스스로를 칭찬했다. 

 

그들의 대표곡인 With or without U와 One의 마무리도 좋았으나

개인적으로는 가장 최근곡인 Vertigo가 가장 신나서 붕붕 띄었던 기억이다. 

 

광교까지 돌아오는 길이 꽤나 멀고 늦은 시간이었지만

에너지는 밥을 먹지 않았음에도 완전이 완충된 상태의

기억에 남을만한 일요일이 되었다. 

 

아직은 스탠딩은 버틸만한 정신력/체력이라는 것도 알게되어 기쁜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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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미배치가 확정된 후 구미에 남은 동기들 중 최종 SW개발로 확정된 사람은 우리 차수(15차) J군과 나였고

부서이름은 SW기술개발이라는 부서였다.

 

어디쯤의 골방에서 지루한 대기가 이어지는 며칠 후

드디어 최종 내가 일하게될 파트를 결정하기 위한 시간이 다가왔고

부서장님이셨던 박부장님과의 면담이 진행되었는데...

 

전공이라던지 하고 싶은 일에 대한 문의가 있을거란 기대와 달리 1분만에 결정된 면담

"토익 몇점 ? " 

"저는 800점입니다" "저는 680점입니다"

 

추후 회사 생활에 큰 변화가 될 파트 배치는

실제 생활에서 아무 필요도 없는 토익 점수 하나로 결정이 된 순간이다.

 

나중에 여쭈어보니, 어차피 신입을 한명씩 나누어서 배치할 계획이라 다른건 아무 상관이 없고

GSM파트는 출장이 많아서 영어를 조금이라도 잘하는 사람이 필요하지 않겠냐고 단순하게 결정하셨다고...

 

이렇게 회사 생활의 첫 부서는 GSM파트로 결정이 났고,

알고보니 해당 파트에서도 여사원이 처음온 상황이라 시끌시끌했다고 한다.  (나는 전혀 몰랐음)

 

당시 수출향 모델을 개발하던 GSM파트는 1년에 수개월씩 출장을 나가있는 터라

나중에 술자리를 통해서 듣기로는

출장 중이던 선배와 먼저 배치 받은 동기들이 파트에 첫 여사원이 왔다고

키는 크냐, 이쁘냐 등 질문들로 한동안 시끌했다고 한다.  물론 실망이 컸지만 :)

 

▶ 첫인상

 

대부분이 사무실에 있던 CDMA 파트와 달리 GSM 은 출장으로 대부분이 빈자리이고 

당시 파트장이셨던 최과장님 외 몇명의 선배들만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그나마 있는 선배들도

분명히 74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실제로 7시에 자리를 지키는 선배들은 거의 없었다.

뭔가 피곤에 지쳐있는 듯한 배터리 담당 석선배는 계속 출근 후 엎드려 있고

호기심 어린 핸즈프리담당 류선배 정도가 말을 걸어주는 정도 였다. 

 

무뚝뚝해 보이는 나머지 남자 몇명은 선배들인줄 알았더니 

알고보니 먼저 배치받은 동기들인데

38기들 꽤나 많이 입사한 상태였다.

 

대구 정서 특유의 무뚝뚝함은 

같이 배치받은 동기들을 계속 찾게 되는 외로움을 잠시 주었고

얼마뒤 회식에서의 반전 분위기를 갑절로 느끼게 해주었다.

 

▶ 구미 주임 4인방

석/이/허/김

다른 선배들도 있었지만 단연 눈에 띄는 선배 4인방이 있었다.

자칭 구미 F4라고 지칭하는 선배 4분은 구미 개발실을 끌어가는 개성이 넘치는 4인방의 주임은

GSM 파트에 배치받은 후배들에게는 구미의 든든함이자 자랑이었다.

부서장이었던 박부장님이 특히나 아끼던 멤버들이었다.

 

석주임

과묵하고 남자다운 성격의 이 선배는 당시 20대후반 이었지만 세상을 100년 정도 산것 같은 노숙함을 장착하고 있었다. 

배터리를 담당하고 있어서 "바떼리석"이라고 불리기도 했다.

친해지는데 가장 오래 걸렸지만 가장 친해진 선배였이기도 했다.

 

허주임

머리가 잔디 인형처럼 위로 자라는 스타일이고 얼굴과 외모가 흡사 조폭의 느낌이 드는 선배 였다.

말투나 목소리는 의외로 상당히 부드러운 편이라 반전 매력이 있었는데

가장큰 반전은 술을 먹고 나서였다.

술만 먹으면 "그놈"이 출현하여 후배들을 군기 잡고 싸움을 하느라 항상 주위에서 말리기가 힘든 선배 였다. 

특히 동기였던 이주임 선배와 술만 먹으면 씨름을 하며 싸우는 모습을 매번 비디오를 틀어놓은 느낌이었다.

 

이주임

가장 독특한 개성을 보이는 이주임 선배는 

큰 키에 스타일리쉬한 옷차림으로 항상 깔끔한 스타일을 추구했는데

이 선배의 반전은 말로 표현하기 힘든 유머코드와 약간 괴기한 목소리다. 

진지함과 4차원을 왔다갔다 하던 이주임 선배는 완전히 터놓고 친해지기 보다는 적당한 거리를 두는것이 나았다. 

항상 스타일을 중시하던 선배가 예비군마다 근사한 군복(바지에 무슨 소리도 나는)을 입고 가는것을 보고 멋지다 생각했는데, 알보고니 6방위 라는것을 서문시장에서 따로 군복을 샀다는것을 나중에 주위 선배들이 알려주었다.

 

김주임

나의 사수이기도 했던 이 선배님은 어려보이는 동안 외모에 날씬한 키로 학교때 청바지 모델을 하기도 했단다.

당시 MMI 전체를 담당하고 있었는데, 부사수라고 나를 받긴했는데 

아무것도 모르는 내가 공부라고 자리에 앉아있으니 당연히 지겨움에 졸고 있는 나를 보며

한심한으로 고개를 절래절래 했다는건 나중에 술자리에서 들은 것이다. 

 

▶ 컴퓨터

부서 배치후 2,3달간은 교육이 이어진다. 

 

전공 과목 중심으로 첨기연에서 합숙을 하며 

지금 생각하면 입사 이후 가장 여유롭게 주어진 교육이 아닌가 싶은데

동기들과 밤마다 술자리로 시간을 보내던 꿈같은 교육 기간이었다.

 

그러던 어느날 우리 동기들 컴퓨터가 나왔다고 동기가 알려주었다.

뭔가 정말 이제 회사 일을 하게 되었다는 기쁨에 부서 선배들께 안부차 메일을 보냈다.

 

정확한 문장은 기억은 나지 않지만

선배님께 안부를 묻고 교육 잘 받고 돌아가서 부서에 도움이 되도록 하겠다는 다부진 각오와 함께

새 컴터가 나왔다는 소식을 들었다고 기대를 나타내는 메일을 보냈었다.

 

이 메일을 받고 선배들이 이걸 어쩌냐며 당황을 했다는데, 이유는...

부서장님 철학으로 새 컴터는 전통적으로 신입 사원이 딱히 할일이 없으니

선배들이 새 컴터를 받고 쓰던 컴터를 물려받는 관습이 있었던 것이다.

 

해맑은 신입 여사원이 피씨 받았다고 좋아하는 메일이 왔는데

이 전통을 누가 어떻게 얘기해주냐고 걱정을 했다는데...

 

그 전통은 신입이 점점 늘어나면서 2년 정도 있다 사라지긴 했으나

- 그 당시 그 제도를 없애야 한다고 강하게 이야기 했었다 - 

복귀후 김선임 선배의 오래된 피씨를 포맷하며 섭섭해하던 기분은 지금도 생생하다. 

 

---

 

6월 정도 교육이 마무리 되고

7월 신입사원 하계 수련대회까지 끝난 다음에야

드디어 배치받았던 GSM 부서에서의 회사 생활은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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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2일 새벽은 한국을 잠들지 못하게 하는 이벤트가 둘이나 생겼다.

BTS의 웸블리 공연, 역사적인 챔스 결승전 SON 선발 확정

4시에 일어나는 무리한 계획 대신 어차피 보려고 했던 기생충을 예매하며 알찬 국뽕데이 준비 완료

다들 생각이 비슷한지 심야영화관은 빈자리 거의 없이 빡빡하게 채워졌다. 

 

#시작 - 기생 시작 , 코미디

희망이라고는 찾을 수 없는 반지하방의 가족이지만 우울함 대신 

치고 받는 대사에 적절한 시니컬 웃음 코드로 시작한다. 

 

상위 계급으로의 다리가 되어 주는 친구의 소개로 기생이 시작되며 

온 가족이 이선균네 가족으로 순차적으로 취업을 하며 기생의 생활이 시작된다.

 

여기까진, 아 가족형 블랙코미디구나 단순한 착각으로 시작

 

#중반 - 선을 넘으며, 스릴러

영화에 '선을 넘는다"는 단어는 이선균을 통해 두세번 등장한다.

두번다 모두 개인적인 사생활에 대한 질문 때문인다.

 

같은 사람이긴 하지만 그런 질문이 선을 넘는것으로 허용되지 않는 감정을 보면서

계급간의 선을 상위 계급의 이선균을 기준으로 먼저 보여준다. 

 

실제로 영화를 보면서 선을 넘은 것은

캠핑으로 이서균 가족이 집을 비운 사이 

송강호의 가족들이 양주파티를 시작하는 것이다.

 

이때부터 관객들은 이 불편한 상황이 곧 문제가 될 것을 짐작하며 조마조마함을 느끼기 시작하는데

거기에 대한 복선을 "바퀴벌레"로 표현하며 자조적인 웃음을 유발한다.

 

여기에, 이 때다 싶어 한술 아니 두술 더 뜬 감독은

뜨악한 함안댁의 등장과 지하 벙커 숙주의 등장까지 그야말로 휘몰아치는 전개를 선보이는데

관객들은 긴장감을 넘어 아찔함까지 느낄 수준이다.

 

전체적인 연기자들의 조화가 좋았지만 

특히 함안댁의 그 등장과 벙커에서의 태세 전환은 신스틸러로 압권이다. 

 

예상치 못한 그 계단 너머(깊이도 들어간다)는

우리 사회의 높낮이는 생각보다 훨씬 더 깊음을 카메라 앵글을 통해 서늘하게 전달해준다.

 

#후반 - 숙주와 기생충, 그 씁쓸한 마무리

중반을 넘어가며 웃음 코드는 분명히 있었다고 생각되지만

어느 순간 관객의 웃음을 사라질수 밖에 없었다.

 

이선균과 조여정의 대화에서 냄새로 표현되는 계급 차이에 대한 인지 소재는

반지하 냄새, 지하철 냄새... 로 관객이 뜨끔할수 있는 예를 전달하며 더이상 웃을 수 없게 만들었다. 

 

같은 날의 폭우는

선균의 가족에게는 다음날 화창한 날씨를 선사하는 지나가는 날씨였다면

반지하방의 송강호에게는 모든 것을 앗아가는 처절함이 될수 있는 상황은 너무 리얼해서 보기가 불편했다.

더군다나 어린시절 폭우로 물이 잠겼을때

좋다고 동네를 첨벙이며 뛰어다닌 나와 동생을 보던 아버지의 마음이 갑자기 어땠을까 싶어

영화 마무리까지 편치않은 맘이었다. 

 

마지막 '선을 넘은'것은 결국 숙주였다. 

인지하지 못하고 반응한 그 냄새에 대한 자존심을 기생충이 결국 숙주를 죽이게 만들었고 

숙주가 없는 기생충 역시 좋은 결말을 맞이할 수가 없다. 

 

의외의 결말인가 했더니 이 역시 상상이었다는 낚시,

결국은 더 나은 계급으로 갈수있는 수단이길 바랬던 수석은 원래 물속으로 두며 

심야영화관은 관객들의 숙연함 속에 불을 밝혔다. 

 

#마무리

심야영화라 혹시 모를 졸림을 대비한 카페인은 전혀 필요없었을 만큼

2시간을 순삭시키는 몰입감을 주었다. 

 

연출한 것으로 예상되는 송강호의 붉은 피부톤만으로도 

이 영화에 대한 컨셉을 감독과 잘 Sync한 배우라는 생각이 든다. 

수상 이후 큰절을 한 둘의 신뢰 관계가 이해가 가고 부럽기도 하다. 

 

극히 한국적인 상황으로 이해할 수 있는 소재와 배경을 (그래서 우리는 고맙지만)

글로벌한 대중성과 설득력을 갖추어 황금종려상이라는 영광스런 상까지 거머쥔

이 수작에 대한 별점은

영화에 대한 불편한 감정을 떠나 

천재적인 봉감독의 디테일과 메세지를 극찬하며 만점을 기꺼이 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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